조해옥 지음 『이상 산문 연구』
▶ 『이상 산문 연구』 책 소개
이상은 시와 소설과 수필이라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문학 세계를 펼쳤다. 따라서 이상 문학 연구의 텍스트는 시와 소설과 수필, 어느 한 장르에 한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자는 이상 문학을 온전하게 이해하려면 이상의 시와 소설과 수필에 대한 각각의 정치한 연구를 바탕으로 장르를 아우르는 통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이상 시를 연구해 온 저자는 이상 문학의 전체를 보기 위하여 이상의 수필과 발굴원고와 소설로 연구 텍스트를 확대하고 있다.
저자가 본 저서에서 다룬 것은 첫째, 수필 연구이다. 지금까지 이상의 수필은 그의 시와 소설을 연구하는 데 인용되는 자료 이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상 수필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일상적 소재로 작가의 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수필 작품에 대한 연구는 시와 소설에서 다 드러나지 않았던 이상의 내면과 문학의식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둘째, 조연현 선생이 1960년대 일문 노트를 입수하여 『현대문학』과 『문학사상』에 실은 발굴원고를 텍스트로 한 연구이다. 이상의 작품으로 추정하여 정리하고 세간에 소개한 조연현 선생의 작업은 이상 문학 연구에 획기적인 기회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발굴원고가 왜 이상의 작품으로 추정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조연현 선생의 직관을 입증하는 일은 그의 후대의 연구자들의 몫일 것이나, 연구자들 역시 조연현 발굴원고가 이상 작품이라는 것에 일말의 의문도 갖지 않은 채 연구 텍스트로 다루어 왔다.
저자에 관한 정보가 없는 발굴 작품이 이상의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발굴원고와 발표된 이상의 작품들과의 비교 연구가 유일할 것이다. 조연현이 이상의 미발표원고로 추정되는 원고 뭉치를 입수할 당시에는 ‘일문으로 된 발굴원고 원본’이 있었지만, 일문 원본을 확보하는 일은 현재 미궁에 빠져 있다. 따라서 저자는 『현대문학』과 『문학사상』에 국문으로 번역된 것을 텍스트로 삼아 이상의 발표 작품들을 비교하면서 조연현 발굴원고의 어떠한 내용과 표현이 이상의 작품으로 인정할 만한가를 살펴보고 있다. 이후에 일문 원고 노트가 발견된다면 본 저서에서 텍스트로 삼은 발굴원고 ‘번역본’과 이상 작품의 비교가 아니라, 발굴원고의 일문 원문과 이상의 발표 작품과의 비교가 가능해질 것이다. 저자는 발굴원고를 연구하는 데 있어 이상의 텍스트로 확정하는 단언적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여전히 발굴원고의 어떠한 특성들이 이상의 텍스트와 비교가 가능하고 유사한 가를 확인해 가는 과정에 서 있다.
저자의 발굴원고 연구는 원본이 아닌 번역본을 텍스트로 한 연구라는 점과 저자가 미상인 발굴원고와 이상 작품과의 비교 연구라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원천적으로 주어진 연구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조연현 선생의 추상적 제언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문제의식을 정지시키기보다는 비록 원본 확인에서의 한계를 안고 있다할지라도, 발굴원고가 어떠한 측면에서 이상의 작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입증 과정을 지속시키는 연구 작업의 운동성 자체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셋째, 이상 산문의 텍스트 연구이다. 저자는 이전의 연구에서 이상 시를 연구하기 위해서 이상 시 텍스트 원전 연구를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이상의 산문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산문 원전의 텍스트 확정에 대한 문제의식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본 저서에는 이상의 소설 작품을 텍스트로 하여 이상의 서술적 자아의 감성적 내면을 살펴 본 논문들이 실려 있다.
▶『이상 산문 연구』 차례
1부- 이상 수필과 발굴원고 연구
이상 수필의 이중성 연구
-｢早春點描｣와 ｢秋燈雜筆｣
‘成川’ 재현의 상이성 연구
-｢山村餘情｣과 ｢倦怠｣
이상 수필과 조연현 발굴원고 비교 연구
-｢倦怠｣와 ｢이 兒孩들에게 장난감을 주라｣:｢山村餘情｣과 ｢어리석은 夕飯｣, ｢첫번째 방랑｣:｢恐怖의 記錄｣과 ｢恐怖의 記錄(서장)｣
이상 시와 조연현 발굴원고 비교 연구
-｢內科｣, ｢街衢의추위｣와 ｢咯血의 아침｣:｢詩第九號 銃口｣와 ｢咯血의 아침｣:｢詩第十四號｣와 ｢제목이 없음(게재지면에 ‘斷想’이라 명명됨) 6｣:｢아츰｣과 ｢제목이 없음(게재지면에 ‘斷想’이라 명명됨) 7｣:｢詩第十三號｣와 ｢作品 第三番｣
조연현 발굴원고의 의식과 형식 연구
-｢제목이 없음, “따뜻한 空氣는 室內에 있다”로 시작됨｣, ｢얼마 안되는 辨解(혹은 일년이라는 제목)｣, ｢獚의 記 作品第二番｣, ｢作品第三番｣, ｢제목이 없음, “故王의 땀”으로 시작됨. 여기에 ‘獚’에 해당하는 글이 들어 있음｣, ｢제목이 없음(게재지면에 ‘斷想’이라 명명됨), 1-11｣, ｢咯血의 아침｣
2부- 이상 산문 연구
자기 복원의 기록
-｢斷髮｣, ｢童骸｣, ｢幻視記｣
이상 산문에 나타난 ‘슬픔’과 ‘진실성’
-｢十二月十二日｣, ｢鼅鼄回豕｣, ｢날개｣, ｢恐怖의 記錄｣, ｢幻視記｣, ｢童骸｣
이상 산문 텍스트 확정을 위한 한 고찰
부록
* 발굴원고 목록과 출전
* 이상 수필 목록과 출전
* 색인
▶조해옥
1963년 부평에서 태어나 부여에서 성장하였다. 한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도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6년도에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인 추천을 받았다. 학술서로 『이상 시의 근대성 연구』『』와 『이상 산문 연구』가 있으며, 문학 평론서로 『도로를 횡단하는 문학』과 『생과 죽음의 시적 기록』과 『전환의 문학』이 있다. 이상 문학잡지 ≪이상 리뷰≫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으며, 현재 고려대 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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